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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 영상] 대천~영목항 10분, 충남 서해 관광지도 바뀐다

입력 2021년 08월 06일(금) 10:57 수정 2021년 08월 19일(목) 18:07
올해 11월 개통하는 보령해저터널.

[해저터널 대선공약 엮자ㅣ보령 사례 보니]


충남 보령시 신흑동과 오천면 원산도를 잇는 6천927m 길이의 보령해저터널이 오는 11월 개통한다. 국내 최장 길이의 해저터널이자 세계적으로도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은 바다로 단절된 태안 원산도와 보령을 연결한다. 보령해저터널을 통과한 후 이미 지난 2019년 개통된 원산안면대교를 지나면 대천항에서 영목항까지는 10분 거리로 줄어든다.

충남도는 보령해저터널 개통을 통해 지역 단절 해결, 서해안 관광 발전의 중흥 등 충남도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여수-남해해저터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전남도와 여수시는, 보령해저터널 개통이 어떤 효과와 파장을 기대할 수 있는지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바다로 끊어진 태안~보령 연결

6.9㎞의 보령 해저터널은 차량용 터널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일본 도쿄 아쿠아라인이 9.5㎞로 세계에서 가장 긴 차량용 해저터널이고 두번째는 7.9㎞ 길이의 노르웨이 봄나피오르 해저터널이다.

이어 7.8㎞의 에이커선더, 7.2㎞의 오슬로피요르드가 그 뒤를 잇는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해협을 관통하는 채널 터널은 총 연장 50.4㎞, 해저터널 구간이 38㎞로 길지만, 이 곳은 차량이 아닌 기차가 다닌다. 일본의 혼슈와 훗카이도 사이의 쓰가루 해협을 관통하는 세이칸 터널 역시 기차가 다니는 해저터널로, 터널 총길이는 53.85㎞이며 해저구간이 23.3 ㎞다.

'보령해저터널'은 국도 77호선(부산~파주) 가운데 바다와 단절된 태안과 보령을 연결한다. 태안~보령 연결도로 공사는 총 14.1㎞이며, 이중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6.9㎞의 1공구가 보령해저터널이며, 원산도와 태안 영목항을 이은 1.8㎞의 2공구 가 교량, 나머지 5.4㎞가 원산도 내 접속도로 구간이다.

보령해저터널은 총 사업비 4천853억이 투입돼 2010년 12월 착공, 11년 만에 개통하게 된다. 원산안면대교는 보령 원산도와 태안 안면도를 잇는 해상교량 1.75㎞를 포함한 총 길이 6.1㎞로, 총사업비 2천82억원이 투입됐으며 해저터널과 함께 착공해 2019년 개통됐다.


◆7년 만에 양방향 모두 굴착

보령해저터널은 보령과 태안 양방향 각각 2차로씩 2개의 터널로 분리, 진행됐다. 해저터널은 해수면에서 80m, 해저면에서 55m 지하에 위치해 암반을 폭파하고 굴착해 나가면서 콘크리트를 쏘아붙이는 NATM(나틈) 방식으로 공사했다. 이 공법은 육상 터널을 뚫을 때 아치형 터널을 발파하면서 암반에 콘크리트를 뿜어 붙이고 암벽 군데군데 쇠를 박으며 파 들어가는 공법으로, 해저터널을 만든 것은 이곳에서 처음 도입됐다.

터널에는 600m마다 상하행선을 오갈 수 있는 차량 연결통로 11개를 만들었다. 또 사람이 통행할 수 있도록 200m마다 통로도 만들고 있다. 사고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 해저터널은 터널 북쪽인 원산도와 신흑동 양방향에서 굴착, 중간지점에서 만나도록 했다. 2012년 11월 착공해 2019년 2월 20일 상행선을 관통했으며, 같은 해 6월10일 하행선도 관통, 공사 7년여 만에 양방향 모두 굴착을 완료했다. 현재 95%의 공정률을 넘어서며 오는 11월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 중이다.

지난 4일 찾은 공사현장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덤프트럭 등 공사 차량이 한창인 탓에 차량으로 육지 부분에서 터널 최저지점까지 이동했다. 어두운 탓도 있지만, 완만한 까닭인지 5도 경사의 가파름을 느끼지 못했다.

공사차량들이 양쪽 벽에 설치한 조명에 의지한 채 줄지어 터널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조명이 켜져 있었지만, 일부 구간은 차량의 라이트를 켜도 먼 곳이 보이지 않았다.

공사가 한창이어서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지 못한 상황이었는데도 10여 분 만에 지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바다 밑을 통과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고속도로 위 터널을 지나왔다고 해도 몰랐을 정도다.

터널은 LED 조명으로 운전자가 바다 속을 주행하는 느낌을 연출할 계획이다.



◆해저 55m 아래 튼튼하고 안전

터널에서 가장 낮은 지점은 해수면으로부터 80m 아래, 해저 면에서는 55m 아래다. 바다 깊은 곳의 해저터널이라 사계절 18~19도의 온도가 유지된다고 한다. 공사 기간 동안에도 온도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다고 한다.

최저지점에 도착하자 터널 양쪽 배수구로 바닷물이 흐르고 터널 중간중간에서 바닷물이 떨어져 바닥의 질퍽거림이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가 일부 구간 포장이 덜 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바닷물이 스며들 우려는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소장은 "물은 모두 밖으로 빼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터널 공사에 화약 발파 등 대다수의 공정이 해수면 아래에서 이뤄졌다.

시공 중 바닷물 유입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터널에서 단계별로 TSP 탐사(200m)와선진수평시추(50~100m), 감지공(20m)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공사 진행 중 가장 힘든 부분이 무른 암반 구간을 지날 때다. 이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의 김동균 소장은 "한번 폭파하면 3m 정도 진행하는 것이 보통인데 암반이 무른 곳은 며칠에 1m 나가기도 힘들었다"며 "또 공사 중 밀려드는 물을 막는 '차수' 처리도 애를 먹었다. '숏콘크리트' 공법 등을 통해 바닷물 유입도 막고 안전하게 공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이 해저터널은 40~60㎝ 두께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구조다. 지진에도 안전하고 100년 이상 사용해도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다"며 "터널이 붕괴하는 재난 영화가 있는데,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일이다. 지진 등으로 터널이 무너질 정도면 지상의 모든 건물이 다 넘어진 후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휴양림·리조트 건립 등 속도

충남도는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면 이동시간 단축으로 주민과 관광객 이동이 훨씬 편리해지고 정주 여건 개선은 물론, 태안 안면도와 보령 대천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서해안 관광벨트를 구축, 관광 활성화의 새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해저터널 인근 지자체들은 터널 개통에 발맞춰 관광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해저터널이 관통하는 보령시 원산도에 해상케이블카와 대형 리조트, 해양치유센터, 자연휴양림 조성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보령시는 원산도와 인근 고대도·삽시도를 잇는 3.4∼4㎞의 해상케이블카를 설치, 2023년 착공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합의학센터·해수스파센터·명상힐링센터·수치료센터 등이 들어서는 해양치유를 포함한 2천30실 규모의 원산도 리조트 건립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산시도 안면도 길목인 부석면 간월도와 창리항 등 관광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저터널을 통해 접근성이 좋아지면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판단, 2024년까지 지하 2층, 지상 19층 규모의 2024년까지 호텔·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과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의 관광휴양시설 등을 갖춘 5만5천892㎡ 규모의 대규모 관광지를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산업·관광 도로 완성···지역 발전 새 성장 동력"

양승조 충남지사 인터뷰

"타당성 조사 후 8년 만에 확정

가장 긴 해저터널로 랜드마크

여수-남해 터널 사업 추진 응원"



"보령해저터널은 서해안 지역의 산업·관광 도로망의 완성이라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관광객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마련된 것입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서해안고속도로 건설로 수도권은 물론 전남에서도 서해안 지역의 접근이 편리해 짐에 따라 서해안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하지만, 태안반도 특히 안면도 쪽의 해안산업관광 도로망의 연계성 확보를 위해 사업 추진이 절실했었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1998년 서해안 산업관광도로 기본계획을 통해 국도 지정을 요청했으며, 77호 국도로 승격 후에는 2001년부터 보령~태안 노선 개통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 8년여 만에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며 "2012년 착공해 7년 만인 2019년 상하행선 모두 해저터널 관통을 완료했으며, 오는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저터널 개통 효과로 '서해안 신 관광벨트' 구축을 꼽았다.

양 지사는 "태안 안면도와 보령 원산도, 대천항 사이를 바다가 가로 막아 지역민들은 눈앞에 뻔히 보이는 육지에 가기 위해 하루에 단 세 차례 있는 배를 타고 가야 했고, 서울·수도권 관광객은 충남을 찾거나 충남 이남 지역민들이 이동할 때는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75㎞, 90분 이상이 걸려 왕래해야 했다"며 "바다를 가로지르는 원산안면대교와 해저를 누비는 보령해저터널은 두 지역의 거리를 14㎞로 단축하고 시간은 단 10분으로 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서해안 교통 축의 획기적 변화를 불러 일으킨 것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해저터널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져 서해안과 충남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신규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고, 원산도와 태안 남단 주민들의 대천항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도 개선돼 충남 지역 내 균형 발전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낮은 b/c 때문에 좌절됐던 여수-남해 해저터널도 하루 빨리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인구가 적은 비수도권 지역이 b/c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호남고속도로나 호남KTX 역시 b/c는 낮았지만, 개설되면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정보가 '알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고민하는 사이 지역의 발전 기회는 늦어지기만 한다"며 "여수-남해 해저터널 개통이 전국 도로망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사업이 추진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해저터널 개통을 앞두고 '인생 단 한 번' 뿐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터널 공사가 마무리되고 개통 일자가 정해지면 그 전에 마라톤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바다 밑을 달릴 수 있는 평생에서 유일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찾아달라"고 권유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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