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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한해 2천~3천통뿐···무등산수박 '꿀맛 비법'

입력 2021년 08월 13일(금) 17:29 수정 2021년 08월 16일(월) 21:21
12일 광주시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공동판매장 인근 노지에서 작목반 회원들이 탐스럽게 익은 무등산수박(일명 푸랭이)을 수확하고 있다. 무등산수박은 오는 15일부터 공동직판장에서 판매되며 가격은 8kg에 2만원, 16kg에 10만원, 24kg에 26만원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늦여름의 향기를 품은 '푸랭이' 무등산 수박이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 당시 원나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등산 수박은 조선시대 임금의 진상품으로도 널리 알려진 명실상부 광주의 특산물이다. 수십 ㎏에 달하는 크기 및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특징인 무등산 수박은 매해 2천~3천여통 밖에 생산되지 않아 그 희소가치가 더욱 높다. 그러나 이런 희소성의 이면에는 재배농가 감소 등의 숙제가 남아있어 명맥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기도 하다.


고려부터 재배 추정 '왕실 진상품'

수박의 종 자체가 우리나라로 전래된 시기는 고려시대로 알려졌다. 고려 역사 중 원나라 간섭기 당시 원나라 장수 홍다구와 그의 아버지 홍복원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수박 씨를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고려 말 학자 이제현이 쓴 '역옹패설'이란 책에는 홍다구와 홍복원이 원나라에서 가지고 온 박을 설명하는 문단이 있다. 책은 이를 '서역땅에서 가져온 박'이라고 부르며 '서과' 혹은 '서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홍복원이 무등산에 진을 치고 인근 민가를 약탈했다는 기록도 함께 쓰여있어 당시부터 무등산 자락에서 수박 재배가 이뤄졌을 것이라 짐작되고 있다.

무등산 수박이 역사서에 다시 등장한 것은 조선시대 순조 9년(1809)에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규합총서'에서다. 규합총서는 나주와 광주를 수박 특산지로 일컫고 있다. 이 곳에서 난 수박이 영조 치하 왕실에 보내던 진상품이었다는 기록도 함께한다.


◆광주시 향토특산물 1호 지정

무등산 수박이 본격적으로 재배·개량된 것은 1970년대다. 당시 광주시 농촌지도소가 무등산 수박 재배 장려를 위해 충효동 등지에 작목반을 만들며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작목반 개설과 재배 끝에 1976년께 무등산 수박은 향토특산품 제1호로 선정됐으며 1970년대 후반에는 충효동과 청풍동 일대 농민 30여 농가가 30㏊에 이르는 면적에서 무등산 수박을 재배했다.

그러나 1980년대 접어들면서 무등산 수박 재배 사업은 일반 개량 수박 대비 떨어지는 당도 등의 문제로 사양 국면을 맞게됐다. 결국 1990년부터는 광주 북구로 재배 사업이 이관됐다.

북구는 무등산 수박 품질 개선을 위해 1996년 전남대 농대와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이 때부터 무등산 수박 재배와 관련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금수박' 재배농가 감소 숙제

무등산 수박은 한 통에 약 10만 원을 웃돌아 '금수박'으로도 불리운다. 이는 한정적인 생산지·제한된 출하량이 맞물려 형성된 가격이다.

16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금곡동 공동출하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무등산 수박은 8㎏ 2만원을 시작으로 9㎏ 3만원 등 16㎏까지 1만 원씩 올라간다. 16㎏부터 20㎏까지는 ㎏당 2만 원씩 오른다.

무등산 수박의 높은 가격대는 한정된 공간에서 제한된 양이 생산되는데 따른 것이다. 강하고 긴 일조량과 높은 온도가 필수적인데다 해발 300m 이상의 지대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여기에 비닐하우스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땅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기후와 강수 영향을 많이 받아 재배가 어렵다. 때문에 출하량도 매년 최대 3천개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 탓에 재배 농가 수가 줄면서 특산물 명맥이 끊길 우려도 있다.

북구가 무등산 수박 품질 개선 사업을 시작한 이듬해인 1997년에는 34개 농가가 12.7㏊ 밭에서 한해 6천400여 통을 생산했었다.

그러나 2015년에는 절반이 넘게 줄어든 13개 농가만이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고 있었다. 농가 규모는 점차 줄어들어 2016년 12농가, 2017·2018년 각각 11농가, 2019·2020년 각각 9농가 씩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9개 농가의 2.6㏊ 밭에서 2천500여통이 출하될 예정이다.

북구는 무등산 수박의 줄어드는 입지를 염려해 지난 2019년부터 전라북도 농업기술원과 함께 품질 개선 연구를 진행중이다.

북구 시장산업과 관계자는 "매년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장려금·친환경 농자재 등을 지원하는데다 선별출하·품질인증·리콜제도 등을 통해 무등산 수박의 품질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무등산 수박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재배농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