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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흑과 백뿐인가 했더니···남도 수묵 '오채찬란'

입력 2021년 09월 08일(수) 12:11 수정 2021년 09월 15일(수) 16:37
진도 운림산방 일원의 수묵비엔날레 전시관에는 사진·도예·가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작품에 스며든 수묵정신을 만끽할 수 있는 색채의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7일 찾은 목포 용해동 목포문화예술회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관에 들어서자 적색, 청색, 황색, 흰색, 흑색 등 강렬한 색으로 칠한 굵은 선 위로 붉고 푸르고 하얀 넓다란 천이 펄럭이는 모습을 담은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인 '오채찬란-생동의 빛'이 한눈에 들어왔다.

넓은 화선지 위에 검은 먹으로 자연을 담아낸 작품들이 즐비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전시관 입구부터 현대적인 미술 기법을 이용해 먹 속에 있는 다채로운 색상을 담은 수묵 작품을 보며 이번 전시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곳에 마련된 7개의 전시실에는 전시회 주제와 일맥상통한 화려한 색감을 담은 수묵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흥미를 끌만한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강렬한 붉은 채색을 통해 주몽의 신화를 화폭에 그려낸 이만익 작가의 '주몽의 하늘'을 비롯해 파랑색과 검정색의 어우러짐을 통해 자유로우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제여란 작가의 '어디든 어디도 아닌' 등 색채미가 빼어난 작품도 전시됐다.

1층부터 3층을 잇는 중앙 계단에 길게 걸린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은 겸재 정선의 '박연폭포'를 디지털로 생생하게 표현해 수묵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수묵이 동양만의 문화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돼 있어 다양한 수묵도 감상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 위치한 전시관에는 사진작가, 도예가, 가구디자이너, 의상디자이너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작품에 스며든 수묵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공예, 의류, 가구, 도자기 등을 통해 수묵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녹아있는지 알 수 있어 멀게만 느껴지던 수묵과 조금은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예향 남도의 목포와 진도에서 열리고 있다. 목포문화예술회관 3개 층의 주전시장마다 '흑과 백' 벗어난 오채 찬란한 수묵작품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지난 2018년 남도 수묵의 예술성과 전통미를 전 세계에 알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오채찬란한 빛깔로 돌아왔다. 본래 지난해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앞에 개막이 1년 뒤로 연기돼 올해 선을 보이게 됐다.

1일 개막한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국내외 15개 나라 2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내달 31일까지 목포와 진도 일원 6개 전시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오채찬란 모노크롬-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로 직역하면 컬러풀한 수묵이라는 확장성을 담고 있다. 먹으로 흑색만 담는 것을 벗어나 황·청·백·적·흑 등 다섯 가지 원색으로 온 우주의 색을 담았다.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흑과 백'이라는 수묵의 단순화된 양식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는 다채로운 수묵의 변화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에 따라 이번 비엔날레는 '먹'의 농담으로 자연을 담아내는 '수묵'에 대한 통념을 과감하게 깨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아울러 지필묵으로 대표되는 재료적 한계에서 벗어나 서양화, 조각,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천연염색 등 다양한 장르와 먹색으로 설명되는 수묵의 고정관념을 깨고 붉은색과 파란색 등 원색의 다채로운 수묵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건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2018년에 첫 선을 보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통해 우리 수묵의 전반적인 지형도를 보여줬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대중화와 국제화를 목표로 우리시대 수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회의 장이다"며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정신적인 위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전통 뛰어넘어 수묵의 확장 가능성 주목하세요"

[이건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

수묵의 대중화·국제화 '목표'

다채로운 수묵 작품 준비해

지역 예술인 협업에도 힘써

이건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6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개막이 한차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난 1일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지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흑과 백'이라는 수묵의 단순화된 양식에서 벗어나 현대에 맞는 다채로운 수묵의 변화 가능성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진두지휘한 이건수 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수묵의 대중화와 국제화를 목표로 수묵이 다른 장르와 분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회의 장"이라며 "흔히 알고 있는 전통 수묵화뿐만 아니라 수묵 정신이 담긴 서양화, 조각,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수묵화비엔날레라고 하지 않고 수묵비엔날레로 명명한 이유도 이와 맥을 함께 한다.

이 감독은 "수묵화는 종이나 비단, 붓, 먹, 채색 등 동아시아적 전통의 재료와 기법을 이용해 그린 그림을 뜻하지만 수묵은 '물로 쓴 그림', '물로 그린 글씨'를 의미해 수묵정신을 담은 모든 현대미술을 수용할 수 있다"며 "전통 수묵화의 화풍을 고수하기보다 그 정신적 유산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해 수묵의 확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비엔날레의 부대시설인 '아트페어 아트마켓'과 여러 체험관 등을 운영하면서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에도 힘썼다.

그는 "지난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알리기 위해 '2020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특히 국내 유명작가와 지역 청년 예술인 40여명과 함께 80여점의 다양한 장르의 수묵 작품을 선보였다"며 "이번 비엔날레에는 지역 예술인들의 수묵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트페어 아트마켓'과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수묵 그리기 체험 프로그램 등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비엔날레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세 번째 전시관인 '유달초등학교' 2층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수묵 정신을 담은 국내외 작가 21명의 작품을 영상으로 제작해 선보였다"며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된 코로나 시대 속에서 가상현실(VR) 전시관도 좋지만, 이처럼 영상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목포와 진도에 총 6개의 전시관에서 진행된다"며 "한 전시관에 가기보다 모든 전시관을 전반적으로 둘러 봐야 수묵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그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 수묵화에 대한 선입견은 잠시 내려놓고 우리 수묵의 다양성을 느끼며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