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이모저모] "성공 기원하기 위해 일찍 찾아왔어요"
입력 2022년 06월 21일(화) 14:38 수정 2022년 06월 21일(화) 17:40
누리호 2차 발사날인 21일 오전 고흥군 영남면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누리호의 성공을 눈에 담고자 일찍부터 찾아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이곳을 찾은 중장년층까지.
이들은 소위 명당이라고 불리는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 곳곳을 둘러보며 챙겨 온 돗자리를 폈다. 일부는 누리호 발사 순간을 담기 위해 멀리 나로우주센터가 보이는 전망대 난간 근처에 삼각대를 놓아두기도 했다.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 이곳을 찾았다는 이흥기(69)씨는 "곡성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해 이곳에 도착했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기상 상황도 양호하다고 해서 가까이에서 보고자 현장을 찾았다"며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나름 일찍 찾아왔는데 더 일찍 온 시민들도 많아서 놀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웃음 지어 보였다.
"잠시 더위 식히고 가세요"
수은주가 30도를 가리킬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두 번째 도전을 볼 수 있는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일대에는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무더위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흥군자원봉사센터는 누리호의 성공 발사를 기원하면서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을 위해 고흥 특산품인 유자와 석류로 만든 시원한 음료를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무더운 날씨 탓에 더위와 싸우다 이 천막을 찾아 잠시 목을 축이고 더위를 식혔다.
이곳 천막을 찾은 이은주(26)씨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웠는데 시원한 차를 마시며 잠시라도 더위를 식힐 수 있어서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 부스를 관리하는 신유옥 고흥군 여성청소년과 희망나눔팀장은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응원하고 멀리서 이곳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 고흥 특산품으로 만든 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누리호도 보고 기념품도 받고"
누리호가 발사되는 나로우주센터와 약 15km 떨어진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는 하늘로 향하는 누리호를 보고자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모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은 아이들을 위한 깜짝 선물 부스도 마련됐다.
고흥군 관광정책실은 전망대를 찾은 아이들을 위해 수첩, 연필, 색연필을 준비해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선물에 기념품을 챙기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누리호 발사 순간을 보고 싶어 부모님과 이곳에 온 김은수(9)군은 "우주에 관심이 많아 우주선을 직접 보는 게 소원이었다. 잘 보이진 않지만 멀리서라도 볼 수 있어서 기대된다"며 "누리호를 볼 수 있는 것도 좋은데 귀여운 연필과 수첩까지 챙겨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곳 부스 관계자는 "가족단위의 관람객들 특히 아이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해 기념품을 나눠주는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멀리서 찾아온 만큼 깜짝 선물을 받으며 더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 몰려 불편도
누리호의 8개월만의 재도전을 응원하고자 모인 많은 인파로 인해 고흥우주발사전망대 화장실이 단수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1일 오후 3시께 전망대에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전망대 화장실이 단수돼 이용이 어려워졌다. 시민들은 주차장 아래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해 불편을 호소했고, 봉사자들은 시민들에게 일일이 화장실 이용이 불가하다고 안내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손자 손을 잡고 화장실을 찾은 김모(75)씨는 "아이들이 화장실이 급하다는데 언제 저 밑에 있는 주차장 화장실까지 가겠나"라며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은 모두다 예상했던 부분인데 미리 대비해야 했던 것 아니냐"며 토로했다.
시설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화장실이 단수됐다"며 "불편 해소를 위해 소방차를 불렀다.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우주로 향하는 누리호에 터지는 함성
"10. 9. 8. 7. 6. 5. 4. 3. 2. 1"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오후 4시께 누리호가 역사적인 비행을 시작했다.
누리호가 굉음과 함께 하늘로 솟구치자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 있던 시민들과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시민들은 하늘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누리호를 가리키고 함성을 지르며 성공을 기원했다. 일부 시민들은 눈을 질끈 감은 채 차마 누리호를 바라보지 못하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신기한지 누리호가 시야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누리호가 만든 비행운을 한참을 바라봤다.
부모님과 함께 이곳에 온 김예린(12)양은 "직접 로켓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며 "문제 없이 하늘 위로 누리호가 날아가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누리호를 직접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정지민(24)씨는 "굉음과 함께 누리호가 발사를 시작했을 때 그 뭉클함과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면서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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